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우리는 종종 하느님 나라를 죽은 후에 가는 장소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하느님 나라는 훨씬 더 넓고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예수께서 "하느님은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루가 20:38)이라고 하셨듯, 그분의 나라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아 숨쉬는 이곳에서도 누릴 수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는 죽어서 가는 곳만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시작되는 삶이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본질은 하느님의 통치와 주권이 실현되는 상태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는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 땅에서도 이루어져야 함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가진 게 없다고 배운 게 없다고 빽이 없다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회는 그 나라로부터 한참 먼 곳입니다. 

이민자의 나라인 이 미국 땅에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이민자들이 두려움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God bless America를 외치며 기독교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 이 미국 땅에서 이민자들이 자비와 친절, 사랑에 그 어느 때보다 목말라 하며 살고 있습니다. 마이클 커리 주교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If it’s not about love, it’s not about God.” 이 땅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없다면 이 땅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나라임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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