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구해야 할까?
군중 속의 어떤 사람이 뜬금없이 예수께 “선생님, 형 더러 저에게 아버지의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주십시오.” 하고 부탁합니다. 자기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억울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의 부탁에 왜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재산분배자로 세웠단 말이냐?”하고 매몰차게 대답하셨을까요? 문제는 그것이 재산이 아니었다면 이 사람이 이렇게 분하고 아쉬워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가 나누어 받고 싶은 아버지의 유산은 물질이 전부란 말입니까? 그 아버지는 재산보다 더 귀한 형제 간의 사랑이나 나누는 기쁨과 같은 삶의 중요한 가치를 유산으로 물려주지는 못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후손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재산 말고는 다른 귀한 가치 있는 유산을 받을 수 없었던 그는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에게 더 귀한 것을 구할 줄 모릅니다. 자기 영혼을 구원하시는 분께 아버지 유산을 받기 위한 도움밖에 청할 줄 모릅니다. 그는 하느님의 아들을 기껏 재판관, 재산 분배자로 만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무엇을 구하고 있습니까? 만물을 창조하신 존재의 근원되시는 분, 내 생명을 주관하시고 세상이 줄 수 없는 것, 하늘의 양식으로 내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분께 우리는 무엇을 구하며 어떤 기도를 드리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