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꾼 예수님
“너희 중에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 나는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와 있다.”
제자들이 자기들 중 누구를 제일 높게 볼 것이냐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시고 예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제자들조차 이렇게 서열을 따지는 동물의 세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한심하고 안타깝게 생각되지만 우리에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지금 사회도, 심지어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니까요.
우리에게 어떤 능력이 부여되었다면 그것은 그 능력으로 다른 이를 돕고 섬기라고 주어진 것입니다. 앞을 못 보는 이를 도와 그의 눈이 되어 주어야 하고 다리가 튼튼한 이는 걸음이 불편한 이의 지팡이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하는 할머니께 귀가 밝은 청년은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큰 소리로 다시 이야기해드려야 합니다.
이 세상을 구원할 큰 사랑의 능력을 지닌 하느님의 아들이 어떻게 제자를 섬기고 인류를 섬겼는지 우리는 압니다. 스스로 종이 되어 제자들의 발을 씻기기 위해 무릎을 꿇었으며 종보다 못한 저주받은 자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그래도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다면 엄청난 희생과 헌신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높임은 세상이 아니라 하늘이 인정해 줄 때 가치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예수께서는 심부름꾼으로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