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
손님 치르는 일은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참 많은 일입니다. 예수님 일행을 자기 집에 모신 마르타가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자청해서 한 일이라 할지라도 많은 일을 혼자서 감당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도 유쾌한 일도 아닙니다. 더구나 자기 일을 거들어 줄 꺼라 기대한 동생이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면 아무리 착한 언니라도 서운한 일입니다. 한편, 바쁜 언니를 나 몰라라 할 만큼 마리아가 못되거나 상황파악을 못할 만큼 아둔했을까요? 결코 아니었을 것입니다. 다만 예수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게 된 마리아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르타의 이름을 두번이나 부르시며 분명하게 짚어 주십니다.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르타가 깨닫기를 간절히 바라셨던 그 마음으로 지금 우리에게도 똑같이 이름을 두번이나 부르시며 분명하게 말씀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라고. 실상 필요한 그 한 가지에 나는 얼마나 마음을 쓰며 살고 있나요?
우리는 모두 자신 안에 마르타와 마리아가 있습니다.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는 나와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임을 아는 내가 있습니다. 내 안의 마리아는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예수님 발치에 앉아 그분 곁에서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는 순간을 결코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바쁜 생활 가운데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쉬운 그 순간이 실상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