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되는 법을 배운 토요일 아침

어제는 두 아이와 함께 St Thomas 교회의 노숙인과 만나는 프로그램인 Neighbor to Neighbor에 참여했습니다. 간단한 음식과 생필품을 매개로 노숙인과 만나기는 하지만 공급자와 수혜자의 관계가 아니라 이웃으로 만나고자 하는 사역입니다. 이미 반년 이상 진행된 지라 대부분의 봉사자들에게도, 또 교회를 찾아온 노숙인 이웃들에게도 익숙한 토요일 오전이었을 것입니다. 반면 토요일 아침, 늦잠을 반납하고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맨하튼으로 온 우리 아이들은 그들에게 손님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일을 맡겨준 봉사자들과 물 좀 달라고 손을 내밀어준 노숙인 이웃들에게 참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맡은 일은 물병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시원하게 한 후 나누어 주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그들이 이웃과 주고받은 것은 그 이상의 의미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사마리아 사람이 사제도, 레위인도 피해 지나가버린,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어려움에 처한 이가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사제, 레위인이라고 강도를 만난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이웃이 된다는 것은 곤란을 겪고 있는 저 사람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 물 좀 달라고 손 내미는 그 자리에 내가 있을 수도 있고 저 사람이 내게 물병을 건네는 자리에 있을 수도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이웃이 되고자 토요일 아침 새벽같이 일어난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기꺼이 이웃이 되어준 이들 모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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